나를 인정하기 - 알아차림..

지난 글에 우울증(사실은 모든 병에 있어서)의 가장 기초적인 원인이자, 시작점으로 나를 인정하기를 얘기했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내가 우울해 하고 있구나!"라는 인식, 소위 병식(病識)이라고 내가 병에 걸렸다는 것을 아는 것과 같은 의미인데요.

특히 우울증은 그걸 인정하는게 다른 병에 비해 쉽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사회적인 지위가 높을 수록, 학력이 높을 수록, 자존심이 강할 수록, 외부의 평가와 시선에 예민할 수록 더 그러한 경향이 있습니다. 또 우울증 자체가 '내가 살고 싶고 추구하는 세상이나 인간관계가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을때 오는데, 그래서 그러한 현실을 인정하기 힘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있는 그대로 나를 봐서 '내가 그렇구나' 인정하는 것이 출발점이 됩니다.

예전에 웃음치료사로서 유명했던 두 부부께서 자살한 기사를 봤습니다. 아내분이 (기억은 잘 안나지만) 어떤 병이 있었고, 그것이 엄청난 통증을 유발했다고 합니다. 스스로 긍정적인 생각과 웃음으로써 병에 대한 관리를 하려고 했고.. 어느 정도 성과가 있어서 웃음전도사로 알려졌지만, 점점 심해지는 통증을 그대로 드러낼 수 없었던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래서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죽음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그 내부적인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하면서 고인을 함부로 평가하는게 조심스럽습니다. 오래됬지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내가 병에 걸렸음을, 그리고 그것을 당당히 인정하는 것이 출발입니다.
그 다음에 치료방향을 함께 논의하고, 연구하고, 실천할 수 있겠죠.

치료방법이야 다양하니 여기서는 논외로 하고, 좀더 근본적이고 효율적인 치료를 위한 마음가짐에 대해 얘기해봅니다.

내가 병에 걸렸음을 인정한 다음에 마음 자세는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입니다.

몸에 상처가 났을때 상처와 나의 마음 상태는 별개의 것입니다.
상처가 나면 아파서 서러울 수도 있고, 공포스러울 수도 있고, 걱정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런 두려움을 외면하면서 무시하기도 하고..

상처와 감정을 분리시키고, 상처 자체만을 바라보고, 적절한 조치를 하면서 지켜보는 것이..상처 치료에 가장 효과적입니다.  부정적인 감정이나 무시하는 마음은 모두 두려움에서 나옵니다. 두려움은 상처 치료에 도움이 안됩니다.

마음의 상처인 우울증도 마찬가지인데, 우울증 자체가 마음의 병이니​​ 바라보는게 쉽지 않죠.

그래도 연습하고 연습하고 내가 우울해하고 있는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려고 연습합니다.

그렇구나 그렇구나 내가 그렇구나... 연민의 마음으로 바라보며, 눈물을 흘려도 좋습니다..

그 다음 순서는 머물지 않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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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필력이 떨어져...오늘도 여기까지 합니다.